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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선정 된 청담동 키퍼스의 Laki 유재광 오너 바텐더

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선정 된 청담동 키퍼스의 Laki 유재광 오너 바텐더 



처음 바텐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그저 단순히 멋있어서 시작했습니다. 부천에 있는 바에서 처음 발을 들였었고, 이후 대학로에 있던 웨스턴 바에서 잠깐 일을 하다가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군 생활이 끝나갈 때가 되니 제대 후 나가면 뭐하지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동기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라 나가면 휴학생 신분인데 저는 백수였거든요. 그러다 바텐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했고, 이왕 하는거 제일 큰 곳에 가서 하자는 생각으로 군 제대 후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더플레어에서 3년간 바텐더로 근무를 했습니다. 이후 더플레어에서 만난 바텐더 동료들과 강릉으로 연고를 옮겨에서 3년간 개인매장을 운영하였습니다. 



 

클래식 쪽에서 상당히 영향력도 있으시고 유명하십니다. 플래어 바로 유명한 더플래어에서 바텐더를 시작하셨는데, 클래식쪽으로 전향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플레어를 하지 않게된 이유는 퍼포먼스적으로 제가 그들 만큼 잘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회를 나가면 제가 원하는 만큼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없는게 뭘까?” 하고 생각하다가 클래식 쪽으로 관심을 가졌고 깊이 있게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어 바가 조금씩 사라지는 변화를 느꼈던 것도 있었구요.




플레어 바텐더, 클래식 바텐더를 나눌 필요가 있나요? 


굳이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냥 다 같은 바텐더일 뿐입니다. 업무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나 손님에게 즐거움을 전달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같습니다. 




서비스 방식에 있어 플레어와 클래식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절묘하게도 플레어가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에 단점이 발생하고,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에 단점이 발생합니다. 과거 플레어라는 퍼포먼스에 집중할때는 음료 지식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플레어 연습에 할애하다보니 이론 습득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의 클래식은 음료 지식은 굉장히 늘었지만, 손님들에게 주는 재미가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술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많아지긴 했지만, 엔터테이먼트 쪽으로 서비스하고 즐기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부분들이 확실히 줄었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텐더라는 직업에 몸 담으신지 20년이 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20년 간 바텐더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으신가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말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합니다. 저의 생활적인 부분이나 개인적인 여러 가지를 포기해가면서 20년이라는 시간을 바텐더로 살아온 건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젊으니까 한 때 할 수 있는 일이야” 라고 이야기를 했던 사람도 있는데, 지금와서는 그것도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긴 합니다. 가까운 일본을 비교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일본은 바텐더를 하는데 언제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그 순간까지, 전문직업으로 인정해주는데, 한국은 아직 사회적으로 인식이 거기까지 오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후배 바텐더들 역시도 마음 한 켠에는 나이 먹고 하기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바텐더들이 스스로 인식을 가지고 바꿔가야하는데, 외부 환경에서 부터 변화가 시작되어 바뀌기만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업계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바텐더들도 하고 있는데, 다른 행동과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안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바텐더로 산다는 건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키퍼스 바는 2017년 아시아 베스트 바 50위 안에 랭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키퍼스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키퍼스는 2016년 3월에 오픈해서 3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비즈니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고, 제가 생각하는 다음 스텝을 위해서 바를 시작했습니다. 바와 관련된 매거진을 만들고 싶어서 바를 시작했습니다. 키퍼스의 매장 디자인과 분위기는 클래식 스타일이 많이 묻어 나올 수 있게 하였습니다. 키퍼스는 재미난 칵테일, 좀 특별한 칵테일 만들기를 위해 신경쓰고 있습니다. 보통 2~3개월에 한 번씩 80%의 메뉴를 모두 바꿉니다.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이 아시아 베스트 바 50위 안에 랭크 될 수 있도록 해준게 아난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칵테일 메뉴 대부분이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시그니처 메뉴 중 대표적인 건 “I blink ... It“ 이라는 칵테일 입니다. 호불호가 강한 위스키인 아드백 몰트위스키와 패션 프룻, 라벤다, 와인이 들어가는 칵테일입니다.   




업계에 존경스러운 사람이 있으신가요?


이탈리아 바텐더 시모네 카포랄레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시모네는 4년 연속 월드 베스트바 1위를 만들어 낸 장본인입니다. 4년연속 1위를 해서가 아니라, 가지고 있는 기본 호스피탈리티가 너무 뛰어난 친구입니다. 특급호텔 바(Bar)인데 의자가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다른 곳 보다 메뉴가 많이 비싼 ‘바’, 어떨 것 같으세요? 외국은 스텐딩 문화가 발달해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외국이라고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의 모든 특급호텔 바는 고급스러운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편안하게 앉아서 칵테일과 술, 분위기를 즐깁니다. 그런데 스텐딩 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저기 가서 칵테일을 마셔봐야겠다고 느끼게 하는 감정을 시모네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일화가 있는데, 시모네가 모 호텔바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레스토랑도 같이 하는 바인데, 오픈 전이었고 영업 준비를 하고 있던 시모네에게 아기와 엄마가 들어 왔습니다. 그럴 때 보통 대부분의 스텝이나 바텐더들은 아직 오픈 전이니 오픈하면 방문해 달라는 말을 하고 돌려 보냈을 겁니다. 물론 정중하고 친절하게요. 그런데 시모네는 바에 있던 지퍼백에 작은 사탕을 담아서 아기에게 사탕 가방을 선물해 줬는데, 사탕 가방에 ‘돌체엔가바나’ 라고 펜으로 써서 드렸던 일화가 있습니다. 아기가 돌체엔가바나를 알 리가 없습니다. 그건 아기의 엄마를 위한 위트입니다. 시모네도 오픈 전이라 오픈 후 방문해 줄 것을 얘기 했겠지만 엄마와 아기에게 발길을 돌리는 서운함 대신 엄마에게는 아쉬움 대신 웃음과 아기에게는 사탕선물이라는 기쁨을 선사한 것입니다. 그 순간의 찰나에 말이죠. 시모네의 몸에 베어있는 본능과 같은 호스피타리티가 너무 멋지다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바텐더들이 호스피탈리티의 중요성을 얼마나 깨닫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얼마전 우리나라 카페쇼를 총괄하시는 분이랑 미팅을 가졌는데, 커피숍에서도 지금 호스피탈리티가 이슈라고 합니다. 왜 이슈일까요? 커피 산업분야도 고객 입장에서 이제는 기술적으로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벅스는 이미 오래 전에 리저브 매장을 만들었습니다. 리저브 매장을 왜 만들었을까요? 비싼 스페셜티 커피와 호스피탈리티를 접목해서 가지고 가야 돈도 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바텐더의 호스피탈리티를 생각해보면, 그냥 접객을 하는 바텐더는 많은데 아직까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경험을 만드는 바텐더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이 문화적인 것과 국민성향과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바텐더들 중에는 이태리 바텐더들이 가장 많습니다. 그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가 호스피탈리티가 뛰어나다는 것인데, 연륜이 있는 유명한 이태리 바텐더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이태리 바텐더들이 호스피탈리티를 잘하는 이유가 뭐야?” 이 질문에 대답은 이태리 바텐더들이 잘하는 이유는 '국민성'이라고 하더군요. 이태리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Welcome‘ 이 항상 준비되어 있고, 그걸 국민성으로 가지고 있는건 이태리 사람이라고 합니다. 문화적인 부분이나 국민성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바텐더들의 호스피탈리티에 대한 바램은 ‘화두를 만들어내서 변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정말 괜찮은 우리나라 전통주가 굉장히 많습니다. 바텐더들 중에는 전통주에 관심을 가지는 바텐더들도 있는데, 더 많은 바텐더들이 전통주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전통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통주의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 수준의 품질이 보장되는 제품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하고, 없어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농림부나 일부 관련 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보면 우리나라 전통주에 파인에플이나 자몽, 민트 같은 술 본연의 향과 맛을 해치는 칵테일 조주 대회나 행사 같은 것들입니다. 실력있고 영향력 있는 바텐더들이 제대로 된 걸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가 만드는 칵테일은 전통주를 활성화 시키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인터내셔널 바텐더협회 IBA(International Bartender Association)의 한국지부를 출범시키셨습니다. 개인 사비를 들여가며 오랫동안 공들여 오셨다고 들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IBA 한국지부의 공식 명칭은 한국 바텐더 길드(Korea Bartender Guild)입니다. 현재 한국지부 회장님으로 계신 김현진 회장님과 함께 만든 성과입니다. 김현진 회장님은 대한한공 호텔에서 근무하고 계시고 있고, 인터콘티넨탈, 반얀트리, 두바이에도 잠깐 근무하셨던 호텔리어이십니다. 2012년 부터 IBA 행사가 있을 때마다 쫓아다니면서 3년 만인 2015년에 세계바텐더협히 한국 지부로 인정 받아 비로소 출범하였습니다. 다른나라엔 IBA지부가 다 있는데 우리나라엔 없어서 만들고 싶었습니다. IBA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국 바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것들이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업계 전문가로서의 사명감과 자존심 때문에 힘들었지만 개인 사비를 들여가면서 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IBA 한국지부를 들여 오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 다들 안될거라고 했었는데, 성공적으로 한국지부를 설립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쁘고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비영리단체로 운영 중이고, 세계 60개국에 IBA의 지부가 있습니다.




한국 바텐더길드에서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IBA에서 주최하는 해외대회에 대표 바텐더를 선발하여 꾸준히 출전시켜 주고 있습니다. 현재 5회 진행을 하였고, 대만, 홍콩, 싱가폴, 상하이 등 에서 열린 대회였습니다. 국제적인 대회나 행사가 있으면 IBA 세계바텐더협회로 부터 메일로 정보를 받습니다. 한국지부 자체적으로 바텐더 클래스와 세미나 등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 전문 기물회사 바 메이드도 운영하고 계신데,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바메이드는 2008~9년에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바 기물과 제품들이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없는 기물들이 너무 많았고, 그러다보니 프리미엄 기물시장은 꿈도 못꾸었습니다. 이것 역시도 돈을 벌어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무엇’ 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에 있는 다른 제품을 수입해 보고 싶습니다. 한국에 세계적인 주류박람회가 열릴예정인데, 거기에 참여해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도록 기여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후배들에게 조언 등의 한 말씀 해주세요. 


시작하는 친구가 몇살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긴 한데요. 자신이 바텐더에 소질이 있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고, 그 반복적인 일 안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내야 합니다. 얻는 것보다 잃고 손해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것이고, 감정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에 얼마든지 발을 들일 수 있지만 그 호기심만으로 바텐더라는 직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소질을 빨리 확인하는 방법은 ‘내가 출퇴근 할때 근무중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유명한 바텐더의 말을 빌리자면, “정말 맛있은 마티니를 만드는건 20분이면 만들 수 있지만, 그걸 계속해서 8시간 동안 만든다는 것은 인성의 문제다.” 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기술과 이론은 현재 한국의 식음료 관련 학교에서도 제대로 배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처음 제가 바텐더 시작했을때 매니저가 23살 이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바 산업이 불안정하고 깊이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둘다 완성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혼재한 환경 속에서는 ‘근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치지 않고 오랫 동안 해낼 수 있는 ‘근성’을 기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dit by Getsb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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